지난달 정량동서 쓰러진 시민구한 박성건 해양경찰
박 경장 "구조에 함께했던 시민들 같이 조명되기를"

3교대 야간근무조, 오전 9시 퇴근길, 누구라도 몽롱할 정도로 피곤한 상황. 맞은편 횡단보도에서 쓰러진 시민을 발견한 한 해양경찰은 즉시 차를 멈추고 시민에게 달려갔다. 바로 통영해양경찰서 통영파출소 소속 박성건 경장의 이야기다.

해군근무 11년의 경력, 시민안전에 더 다가가기 위해 해경을 택했다는 박 경장은 남다르게 품어왔던 사명감이 무색치 않도록 지난달 26일 한 생명을 구한 영웅이 됐다.

박성건 경장은 “그날은 야간근무 후 조금 몽롱한 상태였다. 자차로 귀가하던 중 길가 맞은편 횡단보도를 봤더니 시민 분들이 모여 있었고 그 중 한분이 쓰러진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누군가 위험에 처했다는 걸 인지한 박 경장은 그 즉시 차를 세우고 건너편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미 환자 주변으로 시민 4~5명이 모여 있었고 시민의 빠른 신고로 119는 환자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1분 1초가 중요한 골든타임은 야속하게 흐르고 빠른 상황 판단력과 대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박 경장은 “쓰러진 환자상태를 살펴봤더니 혈색이 많이 안 좋은 상태셨다. 가까운 곳에 AED(자동 재세동기)가 없다는 걸 확인한 후 곧바로 시민과 교대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며 급박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그 뒤 곧바로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AED를 사용, 환자의 맥박과 호흡이 돌아왔다. 다만 환자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을 끝내 확인하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이 걸렸다는 박 경장은 병원에 전화를 걸어 환자의 상태까지 직접 확인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심정지 상태에 놓였던 환자는 인근지역 대학병원으로 이송, 의식을 회복하며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노력한 시민들과 박성건 경장의 땀이 빛을 발한 것이다.

또한 박 경장이 평소 입수자 안전을 위해 받아오던 CPR(심폐소생술) 의무교육과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 소지도 한 생명을 구하는데 지대한 공을 바쳤다. 해상이 아닌 육상에서 생명을 구한 해양경찰의 활약은 연락이 끊겼던 지인들까지 고생했다며 전화를 걸어올 정도다.

가족은 물론 동료들과 지인들의 칭찬, 지역민들의 관심에 한번쯤 어깨를 으슥할 법도 하지만 박성건 경장은 해경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겸손을 내비쳤다. 특히 구조에 함께했던 시민들을 조명하는 일까지 잊지 않았다.

박 경장은 “그때 구조에 함께하셨던 분들께 ‘여러분들이 다 해주신 일’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시민분들은 ‘그런게 아니다’라며 겸손하게 답해주셨다. 이분들의 노력도 함께 조명 됐으면 좋겠다”며 시민들의 활약을 강조했다.

지나가는 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빠른 신고, 박성건 경장의 대처는 한 생명을 구하며 코로나로 얼어붙어만 가는 세상에 더할 나위 없는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