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통영인간문화재기림제, 30일 봉평동 비림 일대서 진행
추진위원회, 통영 정신·전통 퇴색 안타까움으로 뜻모아 탄생
서유승 위원장 “기림제 시작, 전국 축제행사 확대 기대한다”

“삼가, 맑은 술과 정성들인 음식으로서 추모의 제를 올리오니 통영의 인간문화재 선생님들께서는 음향하시옵소서!”

통영인간문화재기림제추진위원회(위원장 서유승, 이하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2020 통영인간문화재기림제가 30일 오전 11시 30분 봉평동 인간문화재 비림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림제는 꼭 길일을 점지한 듯, 구름한 점 없이 맑았으며 정성스런 음식과 술을 제사상에 올린 후 조심스럽게 향을 피우자 22개의 기념비가 세워진 비림에는 경건함이 서렸다.

이날 식전행사로 놀이패 새터가 지신밟기를 하며 꽹과리·북과 함께 기림제의 시작을 두드렸다.

기림제에는 추진위원회 서유승 위원장·위원들을 비롯 박우권 통영예술의 향기 회장, 엄옥자·김홍종·추용호 인간문화재, 김정희 승전무전수조교 등이 참석, 작고한 선생들을 추모했다.

사회를 맡은 통영예술의 향기 박우권 회장은 “통영은 수도인 서울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인간문화재와 예술인을 탄생시킨 고장으로 잘 알려져있다. 인간문화재를 위한 이날의 기림제 역시 통영이 첫 시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전통과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자긍심과 더불어 이번 기림제는 선도적 범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희 승전무전수조교가 위무춤으로 영면한 인간문화재들의 영혼을 기렸으며 구슬픈 가락과 춤사위가 어우러져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잠시 고요히 만들었다.

다음으로 헌배가 진행, 서유승 위원장이 술을 올리며 추모의식을 거행했다.

이강용 선생은 “오늘 추진위원회는 삼가고한다. 세월은 흐르고 계절 또한 수없이 바뀌었지만 변치않는 중추인 이날, 사모하는 마음들이 모여 삼가 맑은 술과 정성들인 음식으로서 추모의 제를 올린다”며 축문을 읉었다.

뒤이어 인간문화재 합동 헌배식으로 김홍종 인간문화재가 대표 헌자로 술을 올렸으며 엄옥자 인간문화재가 헌배했다. 곧바로 추진위원회 위원들과 시민들이 단체헌배를 올렸다.

또한 김용은 감사가 추진위원회 경과를 보고하며 위원회 탄생배경을 안내했다.

김용은 감사는 “인간문화재란 국가무형문화재제도에서 보유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보유자란 무형문화재제도에서 가장 정점에 있는 전승자를 말한다. 통영에는 현재 41명의 보유자가 있으며 그중 작고하신 분은 최근 나전장 송방웅 선생을 비롯, 총 30명이며 생존 보유자는 11명”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번 추진위원회는 수년전부터 우리민족의 오랜 전통과 기능·예능을 간직해온 정신과 전통 퇴색을 안타깝게 여겨온 시민들이 뜻을 모아 지난달 통영인간문화재기림제 발족회의를 개최, 이번달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인고한 세월,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앞으로 통영의 인간문화재 선양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유승 위원장은 “인간문화재라는 단어는 1960년 예용해 선생이 처음 쓰셨다. 예 선생이 당시 한국일보에 연재한 글이 바로 통영출신 김봉룡 선생에 대한 글이었다. 이후 김봉룡 선생을 필두로 많은 보유자들이 한국일보를 통해 기사화됐고 통영이 알려지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래전부터 통영의 문화자산이 외면받고 관심사에서 벗어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다.오늘 이 기림제가 통영 인간문화재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전국 행사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많은 격려와 도움을 부탁드리며 저희 추진위원회도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양일동 선생이 청신비나리로 작고한 인간문화재들의 넋을 기렸으며 놀이터 새패가 대동마당으로 기림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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