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장날, 코로나19로 달라진 명절 대목
불경기에도 상인-손님 간 오고가는 정 ‘듬뿍’

코로나19가 결국 추석까지 찾아온 ‘불청객’이 됐다.

중앙시장 장날, 복닥한 인파속에서 예년과 다른 풍경을 찾자면 단연 ‘마스크’다. 코로나19로 인해 상인, 손님 모두 숨막히는 등가교환에 나섰다.

시장에는 추석을 맞아 제수음식이 한가득 이지만 어째 손님들의 지갑 열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태풍으로 물가가 폭등하면서 소비자는 물론, 밑천이 털린 상인들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한 과일 상인은 “과장 좀 보태자면 장사를 접어야 할 수준이다. 또한 명절 이동제한 권고로 장을 보지 않는 시민들도 많아졌다. 당장 저희 집도 차례를 지내지 않으려고 하니 손님과 상인,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지나가는 인파는 명동급으로 빡빡했으나 만만치 않은 가격이 결국 손님 발목을 잡는다.

한 손님은 “코로나19, 태풍으로 물가폭등은 예상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안사고 지나치자니 미안해서 물건도 제대로 못 들여다봤다”며 멋쩍게 뒷머리를 긁는다.

하지만 장날이 온통 망설임과 한숨으로 가득 했던 건 아니다. 입심좋게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부터 시원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손님간의 훈훈한 정이 듬뿍 오고갔기 때문이다.

맘씨 좋은 상인이 건넨 유과하나에 손님은 선뜻 지갑을 열어 유과를 한 봉지 구매한다.

유과를 구매한 손님은 “사장님이 늘 시식용으로 선뜻 내주며 맛보라고 한다. 맛도 맛이지만 친절함이 좋아 명절마다 구매하고 있다”며 웃었다.

재난 속에서 맞이할 통영의 한가위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조상들의 바람처럼 나누는 정에서 더욱 풍족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