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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비추는 바다의 별, 우리는 당신을 잊지않겠습니다”

기사승인 2020.06.09  18: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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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천후 속 다이버 구한 故정호종 경장 영결식 엄수
1계급 특진 및 옥조근정훈장 추서…순직 심사 후 국립묘역 안장

“국민에게 기적이 되어 줄 수 있는 해양경찰이 꿈입니다. 구조자에게 마지막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몸으로 느끼며 교육원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통영해양경찰서 故정호종(34) 경장이 교육생 시절 해양경찰의 꿈을 키우며 쓴 다짐의 글이다.

故정호종 경장은 지난 6일 통영 홍도 해상 동굴에 갇힌 다이버들을 구조하다 안타깝게 순직했다. 35번째 생일을 불과 6일 앞둔 날이었다.

故정호종 경장의 영결식은 9일 오전 10시 통영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구자영 남해해경청장, 김평한 통영해경서장, 해양경찰 동료 및 유가족 등이 참석,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등 100여 개의 조화와 해양경찰청장,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의 조기가 정 경장을 애도했다.

오전 10시가 지난 시각, 故정호종 경장의 운구차가 병원 장례식장을 빠져 나와 주차장에 마련된 영결식장에 도착했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과 동기, 친구들은 차마 영정을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참아왔던 눈물을 닦아냈다.

오는 6월 13일 정 경장의 생일을 앞두고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줄 생각에 아들을 기다린 어머니와 아버지, 가족들도 갑작스레 맞이한 이별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생을 졸업한 정호종 경장은 지난해 1월 임용, 고향인 거제에 근무지를 발령받아 장승포 구조거점파출소에서 근무했다. 매사 적극적인 성격인 정 경장은 특히 해난 구조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위험한 구조현장을 마다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해왔다. 같은 해 12월에는 낚시어선 특별단속 업무유공자로 선정, 통영해양경찰서장 표창을 받은 모범 해양경찰관이었다.

이날 장례위원장인 구자영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정 경장에게 1계급 특진하는 임용장을 수여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희생정신을 발휘한 고인에게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구자영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조사를 통해 “교육생 시절 당신이 작성했던 ‘요구조자에게 마지막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몸으로 느끼며 교육원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다짐의 글이 가슴을 후벼 판다. 비록 짧은 생이었지만, 가장 빛나고 보람 있는 생이었기에 당신의 삶은 헛되지 않았다. 당신과 함께해서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다”고 애도했다.

특히 정 경장의 구조대 동료였던 장승포파출소 반윤혁 순경의 고별사는 동료 경찰뿐만 아니라 영결식장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반윤혁 순경은 “거센 파도에 맞서 국민을 구하겠다던 당신의 열정을 우리는 잊지 않고 비통한 마음을 가슴에 묻겠다. 허망하게 떠나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지독히 원망스럽다”며 애통해했다.

그는 “남겨진 우리의 몫은 눈물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보여주신 헌신과 불굴의 정신을 본받아 우리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눈물로 다짐했다.

정 경장을 곁에서 지켜본 한 동료는 “매사에 적극적이었고 모든 일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자 노력했던 든든한 후배였다.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게 돼 침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헌화 및 분향이 진행되자 유가족들은 헌화를 올리며 슬픔을 금치 못하고 정 경장의 제복 앞에서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가 영결식장에 가득했다.

동료들도 정 경장의 영정 아래 헌화하며 추도했으며, 해양경찰 의장대의 조총 발사 후 고인에 대한 경례를 끝으로 정 경장을 떠나보냈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은 통영시립화장장으로 이동했다. 故정호종 경장은 거제추모공원에 임시 안치됐다가 순직 심사를 거친 후 국립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정 경장은 지난 6일 오후 2시 19분께 동료 다이버 19명과 함께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홍도 해상에서 레저활동을 펼치다 남·여 다이버 2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는 해상동굴 내부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려 동굴 내부에 진입한 이후 기상 상황이 악화하면서 다이버들과 함께 동굴에 고립됐다. 그는 파도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다 심한 탈수 증세를 보였으며, 7일 오전 1시께 동굴 안으로 갑자기 들이닥친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정 경장은 오전 10시 40분께 홍도 인근 동굴 입구 부근 수중 12m 지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동료들에게 돌아왔다. 최초 고립된 다이버 2명과 함께 구조에 나선 나머지 해양경찰관 2명은 고립 11시간여 만인 오전 1시 51분께 무사히 구조됐다.

 

 

박초여름 기자 hannews@chol.com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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