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섬이 전남 신안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도시 '통영'

바다 위 점점이 떠있는 570여 개의 섬 중 사람이 사는 유인도 43곳. 그런 연유로 정부 주도의 제2회 섬의 날 행사가 오는 8월 8일 통영에서 대대적으로 열린다.

하지만 사람은 사는데 14년째 정기 운항선이 단절된 통영의 섬마을이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라고 말할 법도 하지만 산양읍 연곡리 오곡도의 실제상황이다.

고동주 통영시장이 탄생한 섬이라하여 일명 고동섬이라 불리는 이 섬에는 현재 10가구 14명의 통영시민이 산다.

뱃길로 10분밖에 안 걸리는 섬. 그러나 섬주민의 발이 없다. 육지 곳곳 오지 마저도 행복택시, 100원 택시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주민들의 교통권을 보장하지만 이곳의 유일한 운송수단은 낚싯배이다. 물론 합법적 여객운송수단이 아니다.

이곳에 살고 싶은 젊은이들은 배편이 없어 전부 이사했고, 마을에는 노인들만 남아있다. 생필품이나 병원이라도 가려면 낚싯배를 불러야 하고 편도 3∼4만원. 왕복 6∼8만원의 배 삯에 웬만해서는 육지로 나올 생각조차 못하는 섬이다.

선착장도 제대로 없고, 유도선 노선이 없는 항로라 도서민 운임비 지원에서도 제외됐다. 주민들은 여객선 운행을 건의하고 있지만 적자노선이라는 이유로 행정에서도 선사에서도 명쾌한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차선책으로 도서민 운임비 지원을 요청했지만 행정에서는 유도선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운임비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일본은 독도도 자기네 땅이라 우길 정도로 바다의 영토를 중요시 한다. 너무나 대조적인 한국 행정의 모습이다.

취재가 진행되자 국가보조항로, 위탁방식의 준공영제항로, 선착장 수리 등 대안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섬주민들은 한시가 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오죽하면 "우리는 통영시민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표현하겠는가. 그 누구도 오곡도 주민에게 희생을 강요할 자격은 없다. 오곡도 주민의 바닷길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교통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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