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조혜자씨가 순수문학지 계간 '문학 시대' 제131호에 시작품 '울타리' 외 9편으로 신인상에 당선, 중앙시단 기성 시인으로 등단했다.

심사위원들은 "조혜자의 마음속에 머물러있는 심상을 밖으로 끌어내 바라보는 정서적 환기와 자아의 뒷모습에서 발견하는 연가적 회억이 애상에 젖지 않고 제2의 정서를 획득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녀를 개인지도하고 있는 한빛문학관 관장 차영한 시인은 "시작품 '울타리'의 시의 세계를 두고 순수서정 속에서도 내면의 깊이가 한 시대의 절개를 은유한 것은 비범한 울림이 아닐 수 없다"고 평했다.

그는 "현세에서 찾기 어려운, 대쪽 같은 기개 있는 집안을 말한 것으로 시대를 불문하고 '저기 대나무부터 저쪽 도로까지가 옛날 우리 집 뒷담이구나' 한 것은 한 가문의 흥망성쇠가 아니라 기개 있는 한 시대의 뼈대를 잃어가는 아쉬움에서 역설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내재율의 깊이까지 넘보고 울타리를 강조한 것에서도 조혜자 시인의 시 세계가 앞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 "조혜자 시인의 그 외 8편을 살펴보면 '빗소리에 울음을 넣어', '허수아비는', '짐', '주름진 얼굴', '굴렁쇠', '웃는 꽃', '너와 나', '곡선', '대답 대신에' 에서는 개인의 가족사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한 시대의 세계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일상에서 얻어낸 상상력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이미지에서 공감대를 확장 시킨 기법은 다행이다. 특히 누구나 놓쳐버릴 수 있는 세계를 포착, 형상화한 것은 평이하지만 출발하는 기법은 예사롭지 않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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