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해수산연구소 신윤경 해양수산연구관

그림. 해만가리비의 패각기형 모습

가리비류는 연안에서 바다 깊은 곳까지 서식하는 부채꼴모양의 조개류이며, 전 세계적으로 400여 종 이상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류는 참가리비, 국자가리비, 고랑가리비, 비단가리비, 흔한가리비 등 20여 종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국동물명집, 1997).

가리비류의 전 세계생산량은 2014년을 기준으로 2,650천 톤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FAO, 2014) 일본, 미국 및 페루 등지에서는 연간 100만 톤이 넘게 생산되고 있다.

국내생산량은 2010년 253톤에서 2017년에 3,493톤, 2018년에는 5,329톤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국내에서 가리비류 생산은 주로 경남지역에서 95.9%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량은 2015년 478톤이었으나 2017년 75톤, 2018년에 143톤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수입량은 2015년에 10,221톤으로 가장 많았으며, 2017년 7,766톤, 2018년에 7,561톤으로 국내의 생산량보다 많은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가리비류의 양식은 동해안의 참가리비와 남해안의 해만가리비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경남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해만가리비양식은 1996년 중국 산동성에서 이식하여 1997년에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인공종묘생산시험 성공으로 2000년경부터 경남지역에서 상업적 생산이 시작되어 현재 주요 양식패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만가리비는 고수온에 강하고 성장이 양호하여 남해안 양식패류로서 특화되었으나, 최근 들어 이상해황 변동에 따라 해만가리비어장에서 집단폐사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성장기간 동안 패각의 기형발생률이 높아 상품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해만가리비의 패각기형 발생은 어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약 40∼80%가 보고되고 있다. 패각 기형의 원인은 뚜렷하게 알려진바 없으나 주로 패각끝이 갈라지고 깨어진 현상은 게(crab) 또는 포식자가 가리비 채롱으로 들어와 패각에 상처를 입힌 후 패각이 복원 되지 않아 패각기형으로 되는 경우로 보고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천공성다모류 감염증을 들 수 있다. 아래그림에서와 같이 패각이 성장하는 동안 패각표면이나 패각안으로 다모류가 침입하여 패각과 함께 성장하면서 패각의 윤택이 없어지고 직접적인 폐사를 일으키지는 않으나 감염이 진행되면 성장장애, 생리활성 저하 등에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간접적인 폐사를 유발할 수 도 있다.

그림. 참가리비 양성 모습(좌: 입식당시, 우: 10월 현재)

참가리비는 1989년에 자연채묘가 성공하여 처음으로 치패가 생산되었으며 1991년부터 동해안의 주요 양식패류로서 상업적인 양식이 시작되었다.

참가리비의 서식수온은 –2∼22℃이고 적수온은 15∼20℃으로 주로 동해안에서 생산되는 품종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남해안의 다양한 양식패류 개발과 보급을 위해 남해안의 특성에 적합한 참가리비를 포함한 가리비류의 양식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남동해수산연구소에서는 남해안에서 참가리비 양식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동해안에서 종묘생산 된 참가리비 치패(각장 10∼20㎜ 내외)를 지난 5월부터 통영시 연화도해역에 입식하여 양성관리하였다.

현재 크기는 60∼70㎜으로 생존율은 64.5%였다. 연화도해역은 수심 30∼35m, 여름철 중층의 수온은 24∼26℃으로 고수온에 약한 참가리비의 양성도 남해안에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번 참가리비양성과정 동안 발생한 문제점은 가리비채롱에 게의 유생, 갯지렁이 및 기타 갑각류유생들의 침입으로 참가리비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가리비류 중에서 제주도에 서식하는 종인 국자가리비, 흔한가리비 등 온대성 가리비류도 남해안 양식품종으로 개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리비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함량이 적은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소화가 잘 되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과 메티오닌 및 시스틴 등 함황아미노산과 체내 세포 성장, 생식 기능과 면역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아연이 풍부하며, 또한 가리비가 점프해서 이동하는 거리는 1~2m 정도로, 그야말로 조개류 중 ‘점프의 왕’이라 불릴 만큼 힘이 좋아 정력에 좋은 수산물로도 알려져 있다.

남해안은 패류의 먹이로 이용되는 플랑크톤이 풍부하여 패류양식에 적합하고, 굴, 홍합, 바지락, 해만가리비, 피조개 등 양식패류의 주요 산지이기도하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수온상승 등 이상해황 변동이 나타나고 있어 식생활의 변화와 함께 남해안 패류양식의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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