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통영예술제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인 제42회 전국학생 한글시 백일장대회에서 김민서·허가윤·신서영·천유정 학생이 나란히 장원을 차지했다.

지난 5일 동충 한산대첩광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평소보다 적은 전국 219명이 참가, 파란 가을 하늘 아래 글 솜씨를 뽐냈다.

시제는 초등부 저학년 하늘, 고학년 가방, 중등부 열매, 고등부 소금, 대학·일반부 섬으로 주어졌다.

수상자의 상장 및 부상은 소속 학교와 주소로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대회 결과는 다음과 같다.

■초등부(저학년) △장원 통영초 2학년 김민서 △차상 죽림초 3학년 최연서, 죽림초 1학년 오아윤 △차하 통영초 2학년 황시원, 유영초 1학년 박소율, 함안호암초 2학년 황지환 △참방 죽림초 2학년 김민서, 죽림초 3학년 곽나율, 유영초 1학년 유지혜, 거제신현초 3학년 이유진, 유영초 1학년 박진호, 제석초 3학년 박시연, 죽림초 2학년 김율희, 죽림초 2학년 박서연, 죽림초 1학년 박서은, 통영초 3학년 이예서

■초등부(고학년) △장원 죽림초 5학년 허가윤 △차상 제석초 4학년 장민준, 제석초 5학년 김가림 △차하 제석초 6학년 유시완, 제석초 4학년 김민준, 죽림초 4학년 배정원 △참방 진남초 5학년 염수현, 유영초 5학년 배선예, 인평초 5학년 황수빈, 죽림초 4학년 강다혜, 제석초 5학년 김동주, 통영초 4학년 임지율, 죽림초 6학년 김형우, 제석초 6학년 박규림, 죽림초 5학년 강다연, 진주장재초 4학년 유건우

■중등부 △장원 충렬여중 3학년 신서영 △차상 동원중 3학년 이현수 △차하 충렬여중 1학년 배소현, 중앙중 3학년 성지윤 △참방 충렬여중 3학년 유영현, 충렬여중 3학년 강다영, 충렬여중 3학년 이다인, 동원중 1학년 조희태, 동원중 3학년 김도현

■고등부 △장원 충렬여고 1학년 천유정 △차상 충렬여고 1학년 조세은 △차하 통영고 1학년 전연우, 통영고 1학년 이지원 △참방 충렬여고 2학년 이서진, 통영고 1학년 김동빈, 통영고 2학년 양희성, 통영고 2학년 여상언, 충렬여고 1학년 이미성

■대학/일반부 △장원 대상자 없음 △차상 강미순(함안) △차하 한영주(통영) △참방 장정순(진주), 최경희(통영), 김명선(통영)

■지도교사상 △죽림초등학교 문예담당 박혜정.

제42회 전국한글시백일장 심사평

심미적 감동성과 예지의 시학 엿봄

수준은 전반적으로 전년도에 비해 답보상태였다. 참석은 성황을 이루었으나 시(詩)의 질적 저하에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대학(일반)부가 심했다. 물론 참석자가 소수인 탓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대학부(일반부)는 장원을 내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고중초등부는 상당한 수준의 시가 있어 아쉬움을 달랬다. 장원한 몇 분의 시는 정갈하면서도 참신하고 심미적 감동성이 녹아있어 앞으로 우리 시단의 큰 재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일장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좋은 시를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함에도 감성을 자극하는 시를 대할 때 심사자로서 고마움과 행복감을 느꼈다. 이는 그들이 평소 시를 좋아하며 연마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아무튼 시를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다. 그 길이 외롭고 고달프다. 그래도 시의 길을 놓지 못하는 것은 시가 좋아서다. 그 좋아서가 시의 최후 보루이기도 하다. 그리고 후회 또한 없다.

대학(일반)부 시제는 '섬'이었다. 앞에서 거론했듯이 장원은 없으며, 그나마 차상에 입상한 강미순님의 '섬'은 5연으로 구성된 시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을 높이 샀다. 시는 허투(虛套)의 미사어구를 쓰면 좋은 시가 될 수 없다. 즉 설명이나 상투성 언어는 금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과 행간에는 반드시 차이성 속의 유사성이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공허한 말장난에 불가하다. 앞으로 그 열정 놓지 말고 꾸준한 정진을 바란다.

고등부 시제는 '소금'이면 장원은 충렬여자고등학교 천유정 학생으로, 7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1, 2연은 자연의 일상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였으며, 3연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해녀인 할머니의 일상을 담담하게 토로한다. 뭔가 모를 감성 자극에 가슴이 찡해 왔다. 제4연의 마지막 행 '/1, 2행 생략/---, 할머니의 주름 사이에 소금이 가득했다/' 보편적 일상성을 얻고 있다. 참 참신한 시어다.

시는 감동이 있어야 독자가 읽게 된다. 감동 없는 시, 누가 읽을 것인가. 시가 비록 애매모호한 것을 본류로 친다하더라도---.

중등부 시제는 '열매'였다. 이 가을에 딱 맞는 시제다. 장원은 충렬여자중학교 신서영 학생이며 그의 시 '열매'는 시 전편 어디에도 열매라는 시어가 없다. 그러면서도 주제 '열매'를 리드미컬하고 선명하게 묘사했다. 짧은 시(詩)임에도 이만치 열매를 잘 표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1연 3행을 보자. '세상이 크레파스가 되면' 왜 세상이 크레파스가 될까? 이는 단풍든 가을의 비유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 아닌가. 얼마나 질박하고 참신한 시어인가. 한데 마지막 연은 사족이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정진한다면 대성할 소지가 엿보인다.

초등고학년부의 시제는 '가방'으로, 장원은 죽림초등학교의 허가윤 학생이며, 그의 시는 은은한 맛과 청순함이 돋보여 장원으로 결정했다. 시는 뭔가 애매모호하면서도 톡 쏘는(감동) 맛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단순한 뉘앙스가 풍긴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앞으로 그런 점은 얼마든지 보완되리라 본다.

초등저학년부의 시제는 '하늘'로 통영초등학교 김민서 학생이 장원에 뽑혔다. 하늘을 맛보고, 하늘을 만져보고 싶다는 동심의 화자 소망이 시 전편에 녹아있는 점을 높이 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너무 일상적인 시어들의 나열이 흠이면 흠이다. 그래도 초등학생이 이만치 질박한 시를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튼 시는 너무 고답적이고 철학적이거나 가식적이면 좋은 시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오랜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찌 좋은 시를 쓸 수 있으랴.

끝으로 이번 백일장에 입상한 분들과 참석한 모든 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면서 심사평에 갈음합니다.

2019년 10월 8일
제42회 전국한글시백일장 심사위원장 제 왕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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