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시공사, 강구안 친수시설 2차 오탁방지막 설치
통영시, 간담회서 선박 이동 약속했지만…“변화 없어”

강구안 친수시설 공사가 간담회 이후 공사를 중지한지 9일 만에 다시 시작됐지만 통영시가 이행을 약속한 정박된 어선의 이동은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

공사 간 부유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간담회에서 약속한 넓은 범위의 2차 오탁방지막을 설치했지만 통영시가 약속한 강구안 정박 선박의 대체항구로의 이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통영시의 적극적이지 못한 협조요청과 활동이다. 시에서 직접 미수동과 인평동 두 곳에 대체항구를 마련했지만 제대로 된 협조요청이 없어 실질적인 선박들의 이동이 없다.

현재 강구안 공용주차장에 선박 이동을 권고하는 플랜카드가 몇 장 걸려있는 것이 전부다. 현장에 방문했을 당시 아이러니하게도 플랜카드 앞에 정박한 어선의 선원들이 그물 정비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번에 설치된 2차 오탁방지막은 기존의 범위보다 확장 강구안 한쪽을 다 막은 형태로 정박된 배들과의 거리는 20미터 정도 떨어진 상태로 설치돼있다.

하지만 물살에 따라 움직이는 오탁방지막을 고려할 경우 그 범위가 넓어져 실질적인 운항 안전범위는 불과 10미터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선박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밑에 달린 프로펠러에 오탁방지막이 끼일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좁은 통로를 선박들이 통과해야하는 상황이다 보니 충돌사고에 대한 우려도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이 뿐만 아니라 현재 파이프를 박고 있는 장비는 40미터 이상의 크레인으로 균형을 위해 50미터 이상의 와이어로 연결돼있다.

균형을 유지하는 와이어를 배에 엉킨 오탁방지막이 터치할 경우 매우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강구안은 선박 정박에 최적의 구조다보니 정박하는 선박의 수가 많다. 짧게는 하루만 있다가는 선박도 많아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플랜카드를 걸고 직원들이 나가 매일 협조 요청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수시로 정박하는 선박이 바뀌어 매번 새롭게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정박을 막을 수 있는 법적인 조항이 없어 강제적으로 막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통영시의 대답에 환경단체는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한산대첩축제 때마다 선박을 다 뺐는데 무엇이 불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소리 높였다.

신종호 통영환경운동연합 현안대응팀장은 “통영시의 저 대응은 전형적인 탁상머리 행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동이다. 통영시가 한산대첩축제를 할 때마다 정박된 선박을 모두 이동시켰다. 우리 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모두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강구안에 정박하는 선박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자망어업어선들로 늘 정박하는 사람들이 정박한다. 이를 모른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또 금성수산을 비롯한 근처 수산업체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했는지 의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통영시의 공사기간 중 선박 이동은 환경단체와 시민, 시공사와 경남도, 통영시가 모여서 진행한 간담회 당시 약속한 사항이다. 경남도의 부탁으로 시공업체는 손해를 감수했지만 상대적으로 쉬운 약속도 통영시는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애초에 지금이 모든 문제가 통영시가 준설공사를 먼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영시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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