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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굴, 굴 패각 포화상태…“이대로는 굴 산업 못할 수도”

기사승인 2019.04.12  11: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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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폐기물관리법 모호, 박신장 거치면 ‘사업장 폐기물’ 안 거치면 ‘일반 쓰레기’
미국‧일본 “굴 패각 폐기물 아닌 재생소재”…미국, 굴 패각 수요 생산량 넘어서

굴 패각을 이용한 장평만 매립계획이 환경부의 부동의로 전면 취소되면서 통영 전역에 쌓여있는 굴 패각은 갈 곳을 잃었다.

통영은 전국 굴 생산량의 80%를 담당하는 굴의 명소답게 양식장, 박신장, 유통 및 가공까지 약 2만여 명의 종사자가 일을 하고 있다.

굴 산업은 일개 개인의 양식 사업을 넘어서서 통영 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굴 산업의 영역이 커져가며 통영 바다에 굴 없는 곳이 없다 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그만큼 굴 패각도 통영 전역에 쌓여있다.

업계에서는 박신장과 주변 곳곳에 적채돼 있는 굴 패각의 양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상황에서 금년도 굴 산업이 정상적으로 가동이 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조선업의 몰락으로 침체에 빠진 통영의 경제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굴 산업까지 마비된다면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굴 패각 두고 모순 가득한 폐기물관리법

박신장 거치면 ‘사업장 폐기물’, 안 거치면 ‘일반 쓰레기’

굴 패각 처리문제를 두고 업계 모두가 입을 모아 하나같이 ‘굴 패각 사업장 폐기물’ 지정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굴 패각은 법적 조례에 의해 ‘사업장 폐기물’이면서 ‘생활폐기물’이기도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산부산물의 정의와 처리를 독자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법령은 부재한 실정이다.

결국 폐기물관리법이 현행 법령상 수산부산물의 처리를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법률로 수산부산물이 폐기물 관련 법률에 의해 규제됨에 따라 재활용 측면에서 많은 제약이 발생한다.

법적 기준을 보면 폐기물관리법 제2조 제3호에 따라 사업장에서 굴 가공 과정에서 굴 패각이 일평균 300킬로그램 이하로 발생할 경우, 이 패각은 생활폐기물로 일반적인 처리가 가능하지만 이를 넘어설 경우 사업장폐기물로써 일반적인 처리가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같은 굴이라도 어디에 들어갔다 왔느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 시중에서 구입에 까먹고 남은 굴 패각은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어도 되지만 박신장을 거친 굴 패각은 패화석 비료나 채묘용으로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실질적인 처리가 불가하다.

 

굴 패각, 각 나라별 시선 달라

미국 “폐기물 아닌 재생소재”

일본 “굴 패각 연안살포 문제없어”

극진한 굴 사랑으로 유명한 미국은 굴 패각을 재생소재로 판단, 재생이 가능한 물질에 대해서는 폐기물에서 제외 가능하다는 법에 따라 굴 패각은 비폐기물이다.

굴 패각 이외에도 수산부산물이 생산과정의 일부분에 속하고 폐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비폐기물로 적용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굴 패각이 일반적으로 폐기물로 분류되고 있지만 각 지자체에게 권한을 부여해 각자 제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연안 어장에 살포할 경우에는 폐기물의 범주에서 제외된다.

국내에서는 굴 패각 재활용과 관련해 잘게 부순 후 매립용 성토재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허가했지만 최근 들어 매립지 선정에 관한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이조차 쉽지 않다.

굴 업계에서는 정부 주도 하에 굴 패각의 친환경 이용 가능성 및 효과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에서는 ‘보물’ 우리나라에서는 ‘고물’

미국 “굴 패각 서로 구하려고 난리”

우리나라 수산업계 최대의 골치덩어리인 굴 패각은 미국에서는 뛰어난 정화능력과 바다생태계 재생능력을 인정받아 오히려 굴 패각을 구하기 위한 경쟁이 있을 정도다.

과거 미국에서도 굴 패각이 주로 도로 건설자재나 가축 사료 첨가재로만 사용됐으나 각종 연구결과 굴 패각이 굴의 채묘 이외에도 연안 수질 개선과 해안선 보호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연안어장을 조성하거나 어장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15개 주, 75개 이상의 굴 복원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 지원을 주도, 굴 자원회복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특히 체사피크 만을 끼고 있는 연방 및 메릴랜드·버지니아 주정부 기관과 접하게 협력하면서 대규모 굴 산란장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현재까지 25억 개의 굴 패각을 살포한 체사피크 만에는 70개의 굴 패각 어장이 조성, 그 성과를 입증했다.

이로 인해 굴패각의 연안 어장조성 효과가 증명되며 미국 내에서는 굴 패각의 재활용 수요가 패각 생산량을 넘어서며 오히려 굴 패각을 수집하기 위해 각 주가 노력하고 있다.

지홍태 굴수하식수협 조합장 “국내에서도 법적 조례 개정을 통해 굴 패각이 폐기물이 아닌 재생소재로 봐져야한다. 굴 패각이 친환경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폐기물과의 분리를 제도화하는 것이 굴 패각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올해 굴 산업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할 수도 있다. 더불어 패화석비료로 쓰이던 굴 패각도 기존 5만 톤에서 1만5천 톤이 줄어든 3만5천 톤에 불과하다. 정부와 지자체와 함께 또 독단적으로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조우진 인턴기자 hannews@chol.com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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