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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60주년 충렬여자고등학교가 知新과 溫故를 말하다

기사승인 2019.03.29  14: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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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인구절벽 시대 교육공동체의 고민을 풀어내는 school story

   
 

인구절벽으로 지역사회가 공동화하고 있는 요즘, 학교라는 교육공동체는 누구보다 이러한 변화 앞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할 주체다. 머지않아 젊은이가 사라진 지방 소도시, 통영의 미래를 생각하며 충렬여자고등학교가 이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논어의 위정편에 실린 '溫故知新'에 기대 '지신'과 '온고'로 나눠 풀어낸다.

知新  변화하라 

하나. 지금은 지역사회 空洞化를 고민할 때

충렬여고는 2018학년도 서울대 합격생 4명을 배출, 명문고 반열에 우뚝 선 주인공이다.

2019학년도 입시에서도 서울대 1명, 연세대 5명, 고려대 1명, 한의대 1명 등 전체 졸업생 60% 이상을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시켰다.

6개 반 183명이라는 소규모 학교가 거둔 성과로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비견될만한 고등학교가 많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이다.

그러나 충렬여고는 통영시내, 더 나아가 지역고등학교들이 진학률을 두고 해마다 경쟁적으로 벌이는 홍보 전략을 제고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남들보다 우수한 진학률을 내보이면서도 이를 내세우기보다 이제부터는 이러한 관행을 바꾸자는 역발상은 인구절벽 시대 머잖아 맞닥뜨리게 될 통영지역 인구공동화라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라 남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우수한 진학률이 곧 우수한 인재유출이라는 등식으로 이어지는 딜레마. 진학률이 높을수록 인재유출을 가속화시켜 결과적으로 통영지역의 인구절벽을 초래하게 되는 딜레마를 두고 지금이라도 교육공동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충렬여고의 인식은 타당하면서도 시의적절해 보인다.

문제적 상황을 두고 충렬여고는 그 실마리를 우리 속담 '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로부터 풀어나간다. 굽은 나무가 지키는 선산을 곧은 나무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충렬여고는 일제강점기를 떠올려보잔다. 쓸 만한 나무는 모두 베어 넘어져 해방 이후 민둥산이로 남았던 우리의 산하. 헐벗은 산을 가꾸기 위해 우리는 오랜 시간을 들여 많은 나무를 심었다. 그 결과 줄지어 심긴 어린 나무들이 마치 흑인들의 레게 머리를 연상케 하다가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울창한 숲으로 우거지게 되었다.

인재유출로 황폐화되고 있는 통영사회가 바로 일제강점기 때 우리 산하와 다르지 않다는 것. 곧은 나무는커녕 굽은 나무조차 찾아보기 힘든 미래의 지역사회 통영. 물론 청년들이 떠나지 않거나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탄탄한 일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학교보다 행정기관과 기업에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교육공동체가 지금처럼 수수방관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심 끝에 충렬여고가 마련한 해법은 '문화유전자 발굴과 형성'이다. 통영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여 유전자로 심는 것. 하여 이를 제대로 배우고 익히는 가운데 '통영'이라는 지역사회에 대해 문화적 자긍심을 갖추게 된다면 통영을 떠나 살더라도 나고 자란 통영을 잊을 수 없다는 논리다. 수구초심을 생각게 한다.

둘. 충렬여고가 기울이는 노력              
  
충렬여고는 지신(知新), 즉 변화를 통해 교육현장이 당면한 딜레마를 극복하고자 한다. 해마다 식목일 행사로 숲을 가꿨듯 인재를 기르되 그 속에 통영지역의 문화유전자를 각인시켜 통영을 잊지 않고 되돌아볼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 애향심을 지니도록 만들려면 이제까지의 입시위주 교육에서 탈피하여 통영의 지역적 특색을 가미한 맞춤형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학교 당국은 물적 토대 마련이라는 측면과 정신적 가치로서 문화유전자 발굴과 형성이라는 두 층위에서 시대적 당위인 지신(知新)에 이르고자 한다.

 


지신(知新)1. 물적 토대 마련

통영시내 고교 최초 여자교장선생님 취임

2019학년도 충렬여고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통영시내 고교 중 최초로 여자교장선생님이 취임했다는 점이다. 여자고등학교에 여성 관리자를 임명함으로써 동성 간의 소통을 극대화하겠다는 한송재단의 의지가 반영된 발령이다. 새로 취임한 이치은 교장선생님은 취임 일성으로 '대학진학 못지않게 자신의 고향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학생지도에 전념할 것이라 밝혔다.

충렬여고가 지향하는 '문화유전자 발굴과 형성'에 힘쓰는 한편 진학률은 진학률대로 높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뿐만 아니라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에게 긍정적 에너지가 전해져 학생도 행복할 수 있다는 방침 아래 2019년부터 취임 기간 동안 '교사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사도 내비췄다. 이를 위해 충렬여고 교직원들도 고(故) 하원대 한송재단 이사장님의 교육 철학인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며 서로간 나눔과 배려를 통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가는데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시청각실 '아이리스 홀' 개관

충렬여고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 벽두에 그간 충렬여고 교육공동체의 숙원이던 시청각실 '아이리스홀'을 준공하였다. 충렬여고 아이리스홀은 건물 면적  405m2, 182석 규모로 지어졌다. 충렬여고는 이번 아이리스홀 준공으로 이제 한층 더 지역 주민들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한다. 실제로 아이리스홀은 학교 교육 행사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행사에도 사용될 예정이어서 공간 사용이 필요한 기관이나 단체는 사용 신청을 통해 언제든지 이용 가능한 열린 공간이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한층 더 밀착된 교육, 지역 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피드백 할 수 있기를 충렬여고는 희망하고 있다.

지신(知新)2. 정신적 가치로서 문화유전자 발굴과 형성

통영의 역사 발굴·견내량 탐구 프로젝트

견내량 탐구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지역 사랑 정신 고취와 진로 탐구 역량 강화를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문화유전자'관련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본교와 인접한 지역을 물색하다 보니 교정에서 내려다보이는 '견내량'이 제1착으로 선정되었다.

충렬여고는 2018학년도에 1차적 과제를 수행하여 역사풍습, 언어문학, 지리환경, 생태환경, 문화예술 영역을 주제로 총 120페이지 분량의 책자로 제작한 바 있다. 교사와 학생들이 역할을 나눠 둔덕 기성, 견내량 왜성, 연기마을, 오량 및 덕호리 일대를 수차례 현장답사하고 연구하여 내놓은 결과물이다. 2018학년도의 성과에 힘입어 견내량 탐구 프로젝트는 2019학년도에도 지속될 예정인데 통영과 거제 간의 경계지점인 견내량을 문화적·학술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통영출신 문화인 탐구

예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통영은 규모에 비해 전국구 문인들을 많이 배출한 지역이다. 미술, 음악, 문학, 기능 등 다방면에서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긴 인물을 찾아 그들의 작품 속에 남아있는 통영의 문화유전자를 발굴하는 일은 통영에 대한 자긍심을 불어넣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충렬여고는 2009년 이미 국어교사연구회 중심으로 '박경리와 김약국의 딸들'을 연구하고 작품의 무대를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바 있다. 서피랑과 간창골, 서문 일대를 답사하면서 소설의 세계와 현실세계의 공통점, 차이점을 따져 보게 하는 활동으로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힘입어 김춘수, 유치환의 시집에서 통영을 소재로 한 시를 뽑아 재편집하여 책으로 엮어 배포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통영지역의 문화적 DNA를 찾아 형성하는 활동이 문학 영역에 한정됐다는 반성과 함께 활동 범위와 규모를 넓혀 목적과 실상이 명실상부한 활동으로 나아가고자 고심하고 있다.

溫故  지속하라

교육현장에서는 새로운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것 못지않게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충렬여고는 교육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온고(溫故)의 정신을 세 가지로 들려준다.

하나. 학생 모두에게 맞춤형 진로지도를!
최근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 방안과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같은 교육 정책 변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등학교는 최우선적으로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해야 한다.
즉, 지금까지의 교육과정은 같은 반 학생이라면 모두 동일한 과목을 들었지만, 이제는 같은 반 학생이라도 각자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제각기 수강하는 과목이 모두 다르다는 것!
충렬여고는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선택을 위해 3가지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소인수 선택교육과정,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이 그것이다.
충렬여고의 학생 맞춤식 진로 지도가 가능한 이유는 첫째 교사와 학생이 일심동체로 만들어낸 성과물의 누적 및 체계화와 이를 공유하는 시스템, 둘째 학생들의 눈높이를 맞춘 우수한 교사진이 확보되어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충렬여고 교사들은 과학, 사회, 경제, 환경, 한국사, 논술, 독서 등 경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수능 출제위원, 도학력평가 연구 위원, 교육연수원 강사, EBS교재 검토 위원 등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여기에 유능한 교원 확보를 위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어 시일이 지날수록 탄탄한 교수진을 갖춰갈 것으로 예견된다.

둘. 교사와 학생 모두 커가는 성장스토리
충렬여고의 빼놓을 수 없는 교육 특색은 교사와 학생의 성장 스토리가 있는 학교라는 점이다.
충렬여고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돋보이는 교육프로그램은 학생 만족도 90%에 육박하는 '튜터링'이다.
튜터링 프로그램은 충렬여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직접 학습 활동 계획서를 작성하고 교사의 도움으로 방과 후에 수업을 실시해 진로 및 전공 적합성을 강화하는 학습방법이다.
충렬여고는 2018학년도에 '심화독서(꿈꾸는 다락방)', 'Science for everything', '교사를 향한 첫걸음', '체육으로 즐기는 하루' 등 20여 개 안팎의 튜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한편, 충렬여고는 학생부종합전형이 특화된 학교, 따라서 학생과 교사의 성장스토리가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독서, 동아리, 탐구대회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 모두 어제와 다른 오늘을 엮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활동 결과의 누적이 곧 충렬여고의 성장이라는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다는 전언이다.

셋. 2019 충렬여고의 교육비전
충렬여고는 '공감, 사랑, 창의'정신을 교육철학으로 내세운다.
충렬여고라는 교육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삶이 펼쳐지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서로 소통하는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
만남을 통해 공감이 형성되면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그 에너지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에서 넘쳐날 때 이제까지 보지 못했고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기대할 수 있다. 그저 그런 고교생활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창의로운 생활을 엮어나가는 것.
2019학년도에 충렬여고가 역점을 두고자 하는 지향점이다. 여기에 이사장님의 유훈인 '나눔과 배려'정신을 새기고 실천하는 참 지성인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열망을 논어의 위정편 온고지신에 담아내고자 한다.

 

김영화 기자 dal3117@naver.com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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