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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필언<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 - 통영이 '한국판 말뫼'가 되려면

기사승인 2018.12.07  13: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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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말 경남 통영, 거제, 남해, 하동과 전남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등 8개 시·군을 하나로 아우르는 남해안 광역 관광벨트를 조성하여 세계적인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내용의 '남해안 발전거점 조성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이 기본구상은 남해안 해안도로의 끝단을 연결하고 교량 또는 바지선 등으로 섬과 섬을 잇는 등 전체 길이 483km에 달하는 국가해안관광도로를 만들고 8개 시·군에 속한 1352개의 섬(유인도 131개, 무인도 1221개)을 거점 섬과 부속 섬으로 분류해 테마별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이 구상에는 남해안 연안 크루즈사업을 활성화 하고 이순신 장군을 콘텐츠로 한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는 내용도 포함 되었으며 주요 해안에 건축, 조경, 설치 미술 등이 결합된 전망대와 공원을 설치하고 남해안 도서지역의 폐교와 폐조선소 등을 체류형 관광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방침도 담겨 있다.

결국 정부구상은 교통망 확충과 함께 리아스식 해안을 예술적 아름다움을 가미한 해양, 문화, 생태 관광 거점으로 개발하여 서울, 제주, 부산에 이은 국내 제4대 관광 명소로 육성한다는 것인데, 무엇보다도 필자를 비롯한 통영시민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폐조선소를 활용하여 해양공원을 조성하고 세계적인 수변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곧이어 정부로부터 2015년 문을 닫은 신아sb조선소 일대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하였다는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정부가 1조 1000여 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신아sb조선소를 포함한 인근 51만㎡의 부지에 문화, 관광, 해양 허브를 조성하고 산업 재편을 통한 글로벌 관광 거점을 마련한다는 청사진을 내 놓은 것이다.

이후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도시재생의 큰 틀을 마련하기 위해 마스터플랜 국제 공모를 진행하여 지난 9월 포스코에이앤씨 컨소시엄의 '통영캠프마레(CAMP MARE)'를 당선작으로 선정한데 이어 국내외 일반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해 '통영폐조선소 도시재생 국제 아이디어 공모'를 시행하여 11월 15개의 작품을 선정했다.

또한 최근에는 통영시장과 통영시의회, LH 관계자 등 일행이 네덜란드 암스트레담·노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말뫼 등 유럽을 방문해 도시재생 성공 사례를 둘러보고 현장 조사를 하고 오기도 했다.

통영시민은 앞으로 통영 폐조선소 재생 복합단지 조성 사업이 마스터플랜 당선작과 국제 아이디어 공모 당선작을 토대로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제2의 말뫼의 부활'이 이루어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말뫼의 부활'은 쇠퇴한 산업도시를 살려낸 도심 재생의 상징이다.

스웨덴 항구도시 말뫼는 스웨덴 조선 산업의 침체로 2002년 9월 수십 년간 스웨덴을 조선사업의 최강국으로 이끌었던 코쿰스 조선소 초대형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한국 현대 중공업에 팔아넘기는 등 쇠락의 위기를 겪었으나 스웨덴 정부가 해당 조선소 용지와 인근지역에 신재생 에너지 IT, 바이오 같은 첨단산업을 직접 육성하고 도시재생을 통해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될 정도로 산업, 교육, 문화, 관광 도시로 재탄생 시킨 데서 비롯된 것이다.

크레인이 해체 돼 운송선에 실려 나가는 모습을 보며 말뫼 주민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고, 스웨덴 국영방송은 그 장면을 장송곡과 함께 내보내면서 '말뫼의 눈물'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해안 국제 관광벨트 구축 사업과 통영 도심재생 뉴딜 사업이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국비건 민자건 엄청난 액수의 재원이 제대로 조달되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남해안 발전거점 조성 기본구상 계획안에는 세부 실행계획이나 구체적인 예산확보 방안이 들어 있지 않다. 또한 정부는 통영 도심재생 뉴딜 사업에 투입될 사업비로 국비 250억 원, 지방비 471억 원, 부처연계 2020억 원, LH 1200억 원, 민간자본 7100억 원 등 총 1조 1041억 원을 계상하고 있어 3분의 2 가량을 민자로 충당해야 한다.

결국 사업비를 어떻게 충당하느냐가 사업 성공 여부의 1차 관건이 될 터인데, 정부가 앞으로 계속적으로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예산 협의 등을 거쳐나가겠지만 이들 국책사업들이 차질을  빚지 않고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남해안 관광개발 사업에 행정력을 집중시켜 사업비 확보, 특히 민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를 전담할 수 있는 기구나 태스크포스를 설치해야 하고 LH, 통영시, 통영시의회 등 관계기관도 합심하여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재생 효과를 더욱 발휘하기 위해서는 통영 케이블카, 통영 루지, 통영국제음악당, 전혁림미술관, 최근에 조성된 한려해상 생태탐방원 등 관광자원과 연계한 종합적인 전략 수립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육상교통망 확충과 함께 수륙양용버스 등 해상교통 수단을 개발하거나 좀 더 시야를 넓혀 첨단 트램(노면전차) 시스템 도입과 도심 케이블카 설치도 심도 있게 검토해 봄 직하다.

또한 무분별한 개발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개발에 따른 환경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세심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나아가 차제에 우리 통영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일컬어지는 마이스(MICE)산업에도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마이스(MICE)산업이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 및 전시회(Event & Exhibi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관광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이다.

마이스 산업은 비수기에도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일반이 아닌 기업과 단체 및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참가자들의 체류기간이 길어 소비규모가 일반 관광객의 2배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송, 문화 및 다양한 서비스업 등과 연계되어 있어 고용유발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타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한 사회문화적 효과, 정치적 효과 등과 더불어 국가와 지역의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인구 만 여 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작은 산골 마을 다보스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도 1971년 미국 하버드대 클라우스 슈밥 교수가 세계경제포럼(WEF)을 설립해 매년 회의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마이스산업은 근래에 들어 정보, 통신, 교통 등의 발달에 따라 과거의 단순한 국제회의라는 의미를 뛰어 넘어 글로벌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국가 간, 도시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싱가포르, 유럽연합(EU)본부를 비롯한 국제기구가 많은 벨기에 브뤼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독일의 하노버 등은 세계적인 마이스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국제회의 통계기관인 국제협회연합(UIA) 기준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도시별로는 지난해 서울이 싱가포르, 브뤼셀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며 부산(8위), 제주(15위), 인천(24위) 등도 뒤를 이었다. 특히 인천은 마이스산업 육성에 매진한 결과 2015년 50위권 밖에서 2년 만에 20위권으로 진입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국내 중소 도시들도 마이스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는 수려한 자연경관에다 올림픽 개최로 인한 인지도 상승과 고속철도(KTX) 등 교통망 확충, 대형 호텔 숙박시설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학술대회 및 기업연수를 유치하는 등 마이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열성을 쏟고 있다.

인구 2만 6000여 명에 불과한 경북 청송군은 2015년 전국 군 단위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마이스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16년 마이스 전담조직인 청송마이스관광뷰로사업단을 설립하여 주왕산 국립공원과 주산지, 도예촌, 민예촌, 산림조합중앙회 임업인종합연수원 등 관광문화자원과 산림자원을 융복합해 각종 국내외 행사 및 기업회의, 포상관광 등을 유치한 결과 지난해 450여 만 명의 관광객을 끌여 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통영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모델인 스웨덴의 말뫼도 인구 30여 만 명에 불과하지만 '스칸디나비아 마이스 수도'를 외치며 마이스 도시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00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과 연결되는 외레순대교가 개통되어 말뫼 공항과 코펜하겐 공항 등 2개의 공항을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는 말뫼는 용이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친환경 IT산업도시, 교육·문화 도시로 탈바꿈한 도시 구조에다 대규모 전시컨벤션 시설과 5000여 객실의 숙박시설 등을 갖추고 룬드대학 등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연간  1200여 건의 크고 작은 국제회의 및 행사를 유치하여 세계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 통영도 이제는 고부가가치산업인 마이스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남부내륙고속철도(KTX) 건설과 함께 사천공항과 육·해상 교통망 확충 등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남해안 국제 관광벨트 구축과 도심재생 뉴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인프라와 콘텐츠를 구축한다면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상상력과 의지가 미래를 만든다. '사막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두바이를 만들어낸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 겸 두바이토호국 국왕 세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미래는 상상하고 설계하고 실행하는 이들의 것이다.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 사고, 강력한 의지로 통영을 '한국판 말뫼'로 발돋움시켜 나가자.

 

한산신문 hannews@chol.com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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