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해, 남해안 양식어류 130만여 마리 폐사
2015년 이후 3년만에 적조 발생, 양식어민 이중고

“폭염이 계속돼 바닷물이 펄펄 끓어 죽이더니, 적조가 나타나 또 한번 죽였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어류들이 떼죽음 당할지 예상할 수조차 없다”

연일 계속되는 35도 이상의 기록적인 폭염은 통영 바다를 펄펄 끓였고,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양식어민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13일 오후 2시, 통영 산양읍 풍화리 해역에 위치한 가두리 양식장은 활기를 잃은 채 암울함이 가득했다.

가두리 양식장에는 산소발생기를 이용, 산소가 끊임없이 공급됐고, 수온을 유지시키고자 차광막이 쳐져있으며 어업인들은 강렬한 뙤약볕 아래에서 배를 보인채 둥둥 떠오른 죽은 어류를 연신 건지며 남은 어류를 지키고자 안간힘을 썼다.

양식장 어업인은 “이번의 폭염은 예사롭지 않다. 매년 반복되는 고수온 피해였지만 올해는 폭염이 너무 오랜 시간 지속됐다”며 “이전의 고수온 상태에는 양식장내 상층부의 수온만 뜨겁고, 하층부의 수온은 그나마 유지됐다. 허나 이번엔 상층부와 하층부의 차이가 없다, 모두 뜨겁다. 피할 수가 없다”며 하소연했다.

통영 연안은 계속되는 고수온 현상으로 지난 9일 고수온경보가 발령, 어류 한계 수온인 28도를 넘어 한때 30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신고된 어류폐사는 86건, 138만9000여 마리의 조피볼락, 농어, 말쥐치 등의 어류가 폐사, 피해액은 21억 원을 넘어섰다.

이 중 통영지역은 어류폐사 61곳과 78만 9천여 마리, 거제 지역 어류폐사 9곳, 29만 여 마리의 어류가 폐사해 피해가 집중됐다.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지난 6일에는 산양면 연명마을, 궁항마을 앞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적조로 인해 말쥐치 2만5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통영 해역 적조발생은 2015년 이후 3년만으로 유해성 적조원인 생물인 코클로디니움 개체 수가 ml당 최고 700개인 것으로 나타나 어민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클로디니움은 수온이 26도 이하에서 활성화되는 적조생물로 계속되는 고수온으로 억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 수온이 낮아질 시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천복동 통영시 어업진흥과장은 “계속되는 고수온으로 양식업계에 큰 피해가 발생, 적조생물조차 활성화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온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 “고수온 현상은 곧 진정될 것으로 보이나, 이대로 수온이 낮아진다면 적조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적조에 관한 준비를 철저히 해 두 번의 잇따른 재앙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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