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참나와 실천행을 몸소 보여준 대행 선사 - 근본적인 물음 5

마음이란 무엇인가?
천지의 근본이 마음이요, 태양의 근본이 마음이요, 인간이 일체 만법을 운영하고 행(行)하게 하는 근본이 마음이다. 마음이야말로 선악을 초월해서 모든 것을 만드는 전지전능한 창조자이다.

마음은 색채도 없고, 형체도 없고, 위치도 없고, 시작과 끝도 없다. 마음은 '바로 이거다, 저거다'라고 말할 수도 없고, '안에 있다, 밖에 있다'라고도 말할 수 없다. 마음은 쪼개질 수도, 어디에 흡수되어 사라질 수도, 파괴될 수도 없다. 시간도 초월하고 공간도 초월하고 모든 것을 초월한다.

마음은 언제나 여여하고 원만하여 안으로나 밖으로나 그 능력이 끝 간 데 없다. 태양이 아무리 찬란하고 우주가 아무리 광대무변하다 할지라도 마음만큼은 못하다. 세상의 모든 신이 있다 하더라도, 석가모니부처님이 이 자리에 계신다 할지라도 마음은 파괴시킬 수 없다.

마음은 수천수만 리 밖, 어디든 걸림이 없다. 사방이 탁 터져 있기에 뚫어야 할 은산철벽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단단한 벽이 있다 하는가? 스스로 벽을 쌓아 올린 탓이다. 마음으로 그렇게 만든 탓이다. 마음이란 원래 내놓을 수도 없는 반면, 유위(有爲), 무위(無爲)로 갈라진 것도 아니라서 사실, 막혔다, 막히지 않았다 할 게 없다.

마음속에 마음이 있다. 본래 청정하여 물들지 않고 여여한 근본마음이 있는가 하면, 그러한 것이 있는 줄조차 모르고, 생멸하는 번뇌 망상을 일으키며 생사 윤회의 원인이 되는, 그런 마음이 있다. 그러나 이치가 그렇더라도 그것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둘 아니게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본래 근본마음이란 생겨나지도 없어지지도 않는다. 다만, 현재 의식이 일으키는 천차만별의 생각 때문에, 마음의 차원이 갖가지로 달라질 뿐이다. 그러니 마음 안에서 근본마음을 찾을 일이다.

근본마음은 그 본성이 거울과 같아서 맑고 깨끗하다. 거울 앞에 서면 그 형상이 있는 그대로 비치다가도 형상이 사라지면 아무 흔적도 없이 맑은 거울만 남는다. 근본마음 역시 거울처럼 낱낱이 응하면서도 그 어떤 파문이나 얼룩도 남기지 않는다. 다만, 그 본성이 그러한 줄 모른 채, 거울 위에다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놓고 덧칠을 해서 중생들 스스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먹구름이 아무리 짙다 해도 하늘을 더럽힐 수 없듯이, 나쁜 마음도 본성을 더럽힐 수는 없다.

먹구름이 아무리 두텁다 해도 걷히는 때가 있기 마련이고, 그때 보면 하늘은 구름 끼기 전과 다름없이 맑고 높다. 또 먹구름이 끼어 비를 퍼붓고 있을 때라도 맑은 하늘은 가리워져 있을 뿐, 구름 뒤에서 푸르고 청정한 채로 있다. 그와 같이, 무명(無明)이 아무리 두텁다 해도 근본마음은 물들지 않고 맑고 밝은 채로 있을 뿐이다.

삼천대천세계가 근본마음을 통해 하나로 돌아가고 있으니 일체가 공심(共心)이자 공체(共體)요, 공생(共生), 공용(共用), 공식(共食)하고 있다. 우주 만물 모두가 한 정원에 오손도손 모여 사는 것과 같다.

영원한 진리 - 한마음
한마음이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으며, 시작도 끝도 없는 시공간을 초월한 근본마음을 말한다. 또한, 한마음이란 만물만생의 마음이 삼천대천세계와 서로 연결되어 조화롭게 같이 돌아가는 모든 작용을 뜻하기도 한다.

우주 삼라만상이 지니고 있는 불성은 무시이래(無始以來)로 있어 왔고, 지금도 있으며 영원토록 있을 것이다. 불성은 오직 하나라는 의미에서 한마음이요, 너무나 커서 한마음이요, 개별적인 것일 아니라, 일체가 연결되어 하나로 돌아가니 한마음이다. 일체 만물이 그로부터 비롯되니 한마음이다.

이 세상 모든 생명, 만물만생들은 근본마음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너와 내가 따로 없는 것이다. 이렇듯 근본마음자리를 통해 전체가 하나로 돌아가니 이것이 그대로 부처의 마음이다. 온 생명들이 지닌 이 본래의 마음, 근본마음을 일컬어 한마음이라고 한다.

우주 전체가 일체 생명의 근본마음에 직결돼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그 자체가 내 근본에 가설되어 있다. 우주 삼천대천세계가 그냥 하나로 통해 있다는 말이다. 벽도 없고 보꾹(지붕의 안쪽, 즉 지붕 밑과 천장 사이의 빈 공간에서 바라본 천장을 이른다)도 없으니 일체 제불의 마음이 곧 내 한마음이고, 일체 제불의 법이 곧 내 한마음의 법이며 생활인 것이다. 이 전구 저 전구에 들어오는 전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듯이 만물은 근본마음을 통해 하나로 가설되어 있다.

한마음선원 본원 법형제 수련회 - 한마음선원 통영지원에서 지난 6월 23일, 24일 1박 2일간 본원 법형제 수련회를 하였다. '공용의 꽃을 피우는 법형제'라는 주제로 140여 명의 거사님들이 모여서 도량 전반적으로 예초작업과 풀뽑기 등 단정화 작업을 하였다. 수행과 운력을 둘 아니게 하나로 삼아 정진하는 거사님들의 발자취에서 공용의 꽃이 피어난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