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통영시장 퇴임 인터뷰

임기 중 가장 만족할만한 성과 그리고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제4대, 7대 통영시장을 거쳐 현재 제8대 시장으로 통영을 이끌어 온지도 벌써 10여 년이다.

2010년 7월 1일 제7대 통영시장으로 취임할 당시 시재정도 열악하고 국제적 여파로 인해 여러 가지 상황이 좋지 않았다.

특히 GRDP(지역내총생산) 절반을 차지해온 조선업도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했고 다행히도 2010년~2014년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조금씩 극복해 가면서 구상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2016년~2017년에 가시화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우리나라 관광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고 싶은 관광지 1순위가 통영이었다. 이제 통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관광 트랜드를 선도하는 곳이다.

잦은 외유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러시아 등지로 출장을 다녔다.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 수산1번지의 위상과 글로벌한 수산물 시장확대, 품격높은 문화예술을 진흥시키고, 신이 주신 천혜의 풍광을 홍보하기 위한 나날들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관광으로 인한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67호선 개통 ▲다른 도시보다 반발짝 앞서 움직여 케이블카와 더불어 루지 개장으로 통영관광을 견인 ▲스탠포드 호텔과 동원골프장 건립 ▲전국 최초 해양안전시스템도 구축, 해양수질 개선 ▲이러한 기반위에 2017년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에서 봉평지구 도시재생사업이 선정, 문화·관광·해양산업 허브조성을 통한 '글로벌 통영 르네상스'의 초석을 다졌다.

앞으로는 관광 트랜드가 섬과 바다에 집중될 것이다. 해상케이블카 등과 같이 섬과 바다에서 즐기고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해양관광프로젝트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고, 이러한 노력들이 결집되어 통영시 격을 올린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다만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어왔던 조선업의 세계적인 불황이 계속되면서 우리지역의 대표 중소조선업체인 성동조선이 존폐위기를 겪으며 지역경제가 다소 힘들었던 부분에 아쉬움이 있다.

지난 10여 년간 14만 통영시민의 수장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필부로서의 삶은 어떠했는가.

14만 통영시장이기 전에 한사람의 필부로서 그 외로움은 깊고도 넓었다. 이제 쓰리고 아픈 가족사를 극복하고 유년 시절의 꿈이 서려있는 고향으로의 회귀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동안 또 다른 아픔과 결핍의 순간을 맞은 세월이었다. 참회와 반성의 시간은 그렇게 다가왔다. 어느 날 불현 듯 마주한 제 큰 자식과의 이별이 그것이다.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내마저 작별을 고하는 운 없는 사내가 되고 말았다.

망망대해 물결에 떠밀리는 작은 배, 일엽편주의 신세처럼 외로웠다. 아직도 진행형인 인생의 노정에서 그런 아픔은 작은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50대는 공민권 제한으로 와신상담했고, 60대엔 가족과의 이별로 일엽편주의 신세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통은 거름이 되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새로운 인생3막을 열어갈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동반자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본향인 광도면 우동 옛집을 리모델링해 내일을 기약하게 됐다.

취임을 앞둔 강석주 당선자와 14만 통영시민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8년 여에 걸친 항로를 돌아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고통과 보람의 8년 세월 동안 숱한 우여곡절에 휩싸이기도 하고, 제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가 물으면 무척 보람되고 행복한 날들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채무제로의 시 재정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더욱 중차대한 비전을 열어갈 수 있게 되어서 보람을 느낀다. 시민숙원사업인 봉평동 도시재생사업과 미륵~한산도 간 해상케이블카 사업의 초석을 놓고 가게 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항상 시정발전을 위해 많은 조언을 주시고, 협조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군자는 좌립(坐立)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배웠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저는 어제도 통영인이었고, 내일도 통영인으로 살아가려 한다.

제 본분의 뿌리가 이곳 통영에서 시작됐고, 가장 찬란한 50대와 60대를 통영시장으로 재직했다.

14만 통영시민 여러분의 희망이 저의 희망이고, 여러분의 염원이 저의 염원이었다. 세상 모든 것은 다 유한하다. 제가 이루지 못한 화룡점정(畵龍點睛)의 꿈은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가겠다.

특히 통제영 300년 역사를 지나오는 동안 그 흔적은 세월의 켜에 묻혀가고 있다. 완전히 복원하지 못한 통제영 복원사업 부분은 미래의 사람들에게 맡긴다.

아울러 강석주 통영시장 당선자께 심심한 축하를 드리고 8년 동안 시정 면면을 홍보하고 지적해 주신 언론인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힘을 모아 풍요로운 통영을 향해 가는 길에 동반자가 되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통영시민 여러분, 그리고 1천여 공직자 여러분! 혹시 저로 인해 받은 상처가 있다면, 풀지 못한 매듭이 있다면 퇴임을 기해 해원의 노래로 다 풀고 가시길 바란다.

14만 통영시민 모든 분들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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