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도시 통영 63] 부산 책방 '북:그러움' 책방지기 김민국

북:그러움의 도서 입고 기준은 “‘낯섦과 새로움, 공감과 성숙’을 안겨주는 책인가”입니다. 

그런 점에서 독립출판물에는 평소 책을 잘 접하지 않는 이들이 읽기에도 진입 장벽이 낮고 다양한 크기와 소재를 갖추고 있어 호기심을 자극하며 독자의 공감과 성숙을 불러일으킬 작품들이 많습니다.

첫 번째 소개해드릴 책은 독립잡지 <프리즘오브 PRISMOF>입니다. 

<프리즘오브>는 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는 격월간 잡지입니다. Prism과 Of의 합성어로, 영화에 대한 프리즘과 영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프리즘을 담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영화를 여러 각도에서 재조명하여 관객의 영화적 경험을 확장시키며 소장 가치가 있는 매거진을 지향합니다.

영화 한 편을 본 후 <프리즘오브>을 읽으면 그 영화에 대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아티스트의 작품까지 접하며 미적·지적 충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1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부터 <MOMMY>, <다크 나이트> 등 소위 ‘인생영화’라 불리는 영화들을 주제로 선정했습니다. 영화를 감명적으로 보신 분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직 못 봤더라도 이 잡지를 계기로 영화를 함께 접하게 된다면 영화 한편으로 ‘뽕’ 뽑았다고 자부하실 수 있을 겁니다.

북:그러움에서는 늘 상위권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잡지고, 이 잡지로 ‘북그부끄’라는 영화 모임도 여러 번 가졌습니다.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응당 만족하실 잡지입니다.

두 번째 책은 서귤 작가님의 <책 낸 자>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의 독립출판 도전기를 개성 있는 4컷 만화로 그려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작가란 자신과는 먼 존재라고만 생각했던 직장인이 직접 독립출판에 뛰어들어 한 권의 책을 완성해내기까지의 이야기를 발랄한 그림체로 풀어냈습니다. 

책의 탄생 과정은 물론이고 책을 만들면서 작가가 겪는 즐거움과 슬럼프 등 내밀한 이야기까지 들어볼 수 있는 생생한 독립출판기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보다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누구나 자신의 경험담이나 글, 그림, 사진 솜씨를 마음껏 뽐내고 타인과 공유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빠서 시간이 없고 출간하기엔 실력이 부족한 것 같고 부끄럽거나 도전이 두려운 이들에게 <책 낸 자>는 소재 선정에서 출간까지 독립출판의 흐름을 재미있으면서도 간결하게 알려주고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꼭 독립출판의 ‘제작’에 관심 없는 분이라 하더라도 저는 늘 이 책을 추천합니다. 
‘매일 하면 직업이다’, ‘책을 낸 후에 달라질 삶’이라는 두 개의 쪽지를 작업실 벽에 붙여 두고 보면서 끈기 있게 출간을 준비했던 한 사람의 ‘도전기’로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책이 재미있습니다.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가 저와 잘 맞은 덕분인지 저는 읽는 내내 낄낄거렸습니다. 

두 책 모두 많은 분들에게 새로움과 성숙을 안겨주는 멋진 책이라 자부합니다.


* 커피와 술이 함께 하는 동네책방 북:그러움은 부산 서면에 위치했습니다. 단행본과 독립출판물을 함께 팔고 있으며 독서모임, 영화모임뿐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소개팅(書개팅)이나 북:그러움 백일장과 같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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