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시, 경남발전연구원 삼도수군통제영 비석군 학술조사 중간보고회
경남발전연구원…비림박물관 제안, 자문단…학술 가치 높은 비문 연구부터

300여 년간 208명의 통제사(충렬사 선생안 기준)가 흔적을 남긴 통제사비는 과거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미래유산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통제사비는 총 106기. 그 중 통영에서 발견된 통제사비만 97기. 2014년 세간을 놀라게 했던 배추밭 전의이씨 통제사비 24기를 포함한 이 역사를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일환으로 통영 삼도수군 통제영 내 비석군 학술조사 및 보존활용 방안을 위한 용역 중간보고회가 지난 13일 통영시청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용역을 담당한 경남발전연구원 한상우 박사는 "국가 지정 사적 402호 통제영 기존 비석 61기와 2014 무전동 말구리 출토의 전의이씨 집안 통제사 비석 24기 등 총 85기의 비석이 있다 "고 분석했다.

이어 "총 85기 중 24개의 비를 제외하면 총 61기. 이들에 대한 행정의 판독 및 번역 작업은 1993년과 2015년 일부 진행됐다. 그 중 33기가 판독과 더불어 번역됐고, 28기는 판독 자체 시도도 없는 형편"이라며 비석에 대한 정확한 판독과 번역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통제사 관련 역사적 인문학적 고찰과 더불어 통제영 비석군 보존관리 활용방안 최선의 방안으로 비석을 한 곳에 모아 전시장을 만드는 비림박물관 조성을 제안, 설명했다.

하지만 자문위원단인 김일룡 통영문화원장, 제장명 해군사관학교 교수, 김상환 경상대 사학과 교수 모두 전시관인 비림박물관 보다는 유적의 사료적 가치 판단이 우선시할 수 있는 학술용역이 선행되고, 학술적 가치가 높은 비석 위주로 보존 전시하는 방법을 자문했다.

김상환 교수는 "조선 후기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비석 조성 사업은 비문 자체가 성의없고 형식적인 경우가 많다. 이 중 실질적으로 통제영 성격을 이야기하는 중요 비석 위주로 잘 정리해서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자. 비석 집(비림박물관)을 짓는 것은 반대한다. 비문 탁본 등 원사료 해석이 우선되고, 단체 이설이라면 차라리 통영시립박물관으로 이전 전시하는 방법이 더 낫다"고 자문했다.

제장명 교수 역시 "원래 비석은 제 공간에 있어야 역사적 의미가 있다. 조선 최고의 지휘관인 통제사 비석의 전시관 건립은 재원이 허락하면 최선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만을 위주로 모아 10개 단위식 비가림 장치를 해 주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일룡 관장 또한 "전시관이 좋긴 하지만 경제적으로 긴요한 사항은 아니다. 차라리 통제영 박물관 건립이 더 타당하다. 통제영 비문 연구에 관한 전체적 학술용역 이후 선후 관계를 먼저 가리고 비석 성격에 따라 묶어서 보존하는 방법을 취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진 통영시장과 김미옥·김이순 시의원 역시 "비석의 일괄 이전으로 인한 전시관 건립 보다는 비문의 중요도와 훼손 심각도 등을 고려, 학술 용역을 먼저 시행한 후 비석 보존 형태를 결정하자"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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