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창',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읽다' 김현정(봉평동)

현시창 이라는 책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독자서평을 쓰려하니 참 어렵습니다. 쓰고 지우기를 여러번 하다보니 다른 책으로 바꿀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 현시창이 자꾸 머리에서 맴돕니다.

보통 마음에 드는 책은 금새 읽어버리는데, 이 책은 속도가 나질 않았습니다. 책의 내용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책이 담고 있는 사실과 현실의 무게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현시창'은 우리가 신문사회면에서 그저 스쳐지나갈 정도의 짧은 기사들 혹은 기사화 되지 못한 사건들의 이면을 풀어놓은 책입니다.

그렇다면 무엇때문에 이러한 일들을 더 자세히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요? 작은 사건일 뿐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피해자는 과연 누구이며 이 한번으로 국한 될수 있겠는가?", "가해자는 또한 누구이며 가해의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있는가?"라고 제게 반복적으로 질문하는 책 같았습니다.

요즈음 시국이 불안정 합니다. 그래도 통영은 조용한 편인데 그것이 좋은것인지 나쁜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떻게 보면 이방인 같은 사람이라, 그 조용함에 대해 판단할 권한은 제게 없습니다. 각자의 신념에 따르면 되는 것이니까요.

저는 서울에서는 40년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통영에 내려온지 1년5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통영에 처음 왔던날, 버스를 타고 시내로 진입하면서 가슴 두근거렸던 일들을 기억 합니다.

바닷물의 반짝임,시장사람들의 활기...

너무나 매력적인 도시라고 생각하여 서울의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에 와서 정착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요리사인 저는, 서울에서 작은 가게를 하다가 집주인이 나가라고 해서 쫒겨나게 되었습니다. 해서 서울이 싫었던 걸까요? 작은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졌습니다.

허나 통영에서도 걱정거리는 생겼습니다. 윤택하던 통영도 조선업이 흔들린다고 합니다. 작은 가게를 열어서 소소하게 살아봐야지..라고 생각했던 저는 조금 불안 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문제일까? 답은 있는것일까?

그래서 다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읽다'라는 책을 손에 들어 봅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현시창을 몇 번이나 덮어가면서 읽으며 마음에 지워진 부담과 무게가 그나마 조금 덜어지는 것 같고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책에 나오는 가족들의 따뜻해 보이는 삶이 제게 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조용한 시골에서 더불어 함께 하는 삶, 다 함께 열심히 일하고 그 이익에 대해서 100% 내 것이라고 주장 하지 않는 직장.

그것이 내가 통영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상향이자 우리가 어려운 일이 있을때 함께 어려움을 이길수 있는 힘, 그리고 헬조선이라고 불리우지만 실상은 양극화현상으로 인한 소득 불균형분배 사회의 작은 안전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