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수협 11월 위판 물량 지난해 60% 수준, 내년 사업규모 2,196억4천7백만원

“오늘도 선단이 나갔다가 빈 배로 돌아왔다. 어군탐지기에 뜨는 게 없다. 이런 일은 20년만에 처음”

남해안에 멸치 씨가 말랐다. 멸치수협 소속 선단이 바다로 나가도 허탕만 치고 돌아오는 날이 더 많을 지경으로, 11월 한달 어획량은 지난해 60%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마른멸치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업종별수협인 멸치권현망수산업협동조합의 지난달 위판 물량은 1,179만1,137kg(786만1,039포)으로 지난해 대비 무려 599만3,171kg(399만933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말 현황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30일자 위판량은 23,843포에 35,764kg으로 지난해 같은날 물량의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8월 이후 멸치 생산량 감소 상황이 이어졌으나, 가을이 다 지나도록 호전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멸치 물량은 급감했으나 최근 평균 가격은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다.

멸치수협 경매장의 지난 11월 한달 kg당 평균단가는 6,050원(1포당 9,074원)으로 지난해 kg당 5,180원(1포당 7,772원)보다 20%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생산량 감소가 장기화되며 멸치권현망수협은 올해 당초 목표 위판량 900억 달성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또한, 멸치업계에서는 멸치 생산 급감 상황을 정부가 수산업 전반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멸치수협 관계자는 “멸치가 씨가 말랐다는 것은 우리 업계의 어려움일 뿐 아니라 수산업 전체의 문제다. 멸치는 소형 이상 어종의 먹이생물로서, 멸치가 안 잡히면 다른 고기도 안 잡힌다는 것은 상식이다”며 “원인에 대해 막연하게 고수온과 지진 영향이라고들 하지만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바다 상황에 대해 면밀한 분석과 장단기 대응책을 해양수산부와 연구기관이 찾아봐야 하겠다”라고 제시했다.

한편 멸치수협은 지난달 25일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내년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을 승인했다. 내년도 사업계획은 총 2,196억4,700만원 규모로 2016년의 97%이다.

지도사업에 7억4,300만원(전년 대비 105%)으로 다소 상승했으며, 경제사업에 1,318억7,900만원(97%), 금융사업에 780억6,600만원(97%), 공제사업에 89억5,900만원(105%)이다. 위판 목표액은 2016년도와 동일하게 900억원으로 설정했다.

총회에서 이중호 조합장은 “멸치잡이 업계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사업예산 편성에 고심했다. 각 부서별로 불요불급한 예산은 축소시키고, 멸치 홍보사업과 조합원 여러분의 경영난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했다”며 “어획량 급감을 시작으로 조합 안팎의 수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으나 반드시 희망을 품은 해가 다시 뜰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2016년부터 정부비축 사업의 건멸치 정규품목 편성에 따른 대량 수매 △관련 기관과 지속적인 업무협의를 통해 군납물량 유치 추진 △인력난 해소를 위한 교육기관 업무협약 등 선원양성사업 추진 △조합원과 국가기관 전문가 참여 권현망어업 워크샵 개최 등 주요 사업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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