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업, 숙박업 등 예년의 70% 수준, 여객선 케이블카도 줄어들어 경기침체 실감
불친절에 바가지요금도 지적, 게스트하우스 틈새시장 공략으로 호황…적정수준 평가

한창 여름 피서철 피크가 돼야 하는 통영지역에 피서객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하소연이다.

본래 여름 휴가의 피크인 7월 말에서 8월 초의 통영을 찾은 관광객이 붐벼 시내 길이 막히고 방을 못구해 울상이던 표정이 사라졌다. 피서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음식점 등 식당가와 펜션, 숙박업소, 여객선사들도 울상이다.

펜션업자는 예년의 절반수준이라고 하소연한다. 피크철에는 방이 없어 투숙객들을 돌려보내느라 애를 먹었는데 올해는 전화오기를 기다릴 정도이다. 지난해에는 방이 없어 많은 이들이 찜질방에서 밤을 새우는 등 통영의 인기가 높았는데 올해는 시들해 졌다는 반응이다.

여행패턴변화…실속형 많아
산양읍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의 피서객들은 지난해의 70% 수준이라고 말한다. 자체분석 결과 우리나라 전체경기가 안좋은 탓이 우선이겠지만 지난해와 다른 점이 오는 손님들이 실속이 있는 여행을 한다는 점이다.

펜션 방값을 꼼꼼히 비교하여 예약한다는 점이다. 바닷가에 있는 집들이 2인기준 성수기 요금으로 17만원에서 20만원을 받아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서로 비교해가며 예약한다. 어떤 집은 성수기에 방이 차지 않으니까 가족의 경우 2만원을 할인해 주는 집도 있다. 성수기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여론도 있다.

섬지역의 숙박도 매 한가지이다. 올해는 섬지역으로 들어가는 차도선의 경우 무리없이 차를 가져갈 수 있었다고 한다. 섬지역 펜션도 예년같지 않다. 심지어 통영시내 큰 마트에서 먹을거리를 다 장만하여 가져오는 바람에 섬에 와서는 진짜 쓰레기만 가득한 팀도 하나둘이 아니다.

소비력이 너무 없다. 숯도 다 사올 정도이다. 피서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다보니 피서객 상대로 영업하던 업소들의 매출이 줄 수 밖에 없다.

섬관광 작년보다 줄어
통영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해 섬 지역에서 피서를 즐긴 이들의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7일까지 17일간 하계휴가철 특별교통 실시결과 19만4,979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욕지, 사량, 매물도, 비진도 등 통영지역 12개 항로에 23척의 선박이 피서객들을 수송했다. 여객선을 이용한 수치는 지난해보다 4.6%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에는 태풍 할롤라의 내습으로 기상이 악화돼 2일 동안 여객선이 운항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여객선 이용객이 줄어든 셈이다. 즉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하루 평균 12,423명이 이용했다. 반면, 올해는 하루 11,469명이 섬을 찾았다. 하루 평균 954명이 줄어들었다.

여객선사 관계자는 "휴가철 특송 계획을 마련하여 선박 6척을 늘려 하루에 41,842명을 수송할 수 있도록 섬 지역 관광객에 대비했으나 올해는 27.4%의 목표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통영에 펜션이 너무 많은 것도 펜션불황을 부채질 했다. 섬지역을 빼고 육지 읍면에만 561여 개의 펜션이 등록되어 있으며 도심지역까지 합치면 800여 개가 영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보니 빈방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해부터 영업을 하는 골프장에 위치한 동원리조트도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 많은 이들이 골프와 숙박을 겸하는 여행을 선호해 예년의 피서여행의 패턴의 변화도 한 몫 했다.

물가 비싸고 바가지 요금도
물가도 비싸다는 점도 지적된다. 성수기 비싼 숙박요금이 도마에 올랐지만 여기에 음식값도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1만원짜리 음식이 없을 정도이다. 매운탕 한 그릇에 1만5천원을 호가하고 심지어 횟값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비싸 보통 마음먹지 않으면 횟집에서 회를 먹지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시장에서 파는 회도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대구에서 통영에 피서온 B씨는 통영에서 숙박을 하면서 섬에 하루 놀러갈 채비를 하면서 그날 마트에서 장을 봐 김밥을 직접 말아서 섬에 들어갈 정도였다.

펜션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통영시내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는 연일 만원이었다. 젊은이들의 여행시 깨끗하고 저렴하며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한다는 여행패턴도 펜션이용객 감소에 일조했다.

항남동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K씨는 "게스트 하우스 손님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젊은이들이 선호하고 부담없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서비스가 더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K씨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서호시장 한 횟집과 계약을 맺어 회배달 시스템을 갖췄으며, 여기에 섬관광, 시내 관광투어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고객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이다.

관광피크철 커피점도 마찬가지이다. 서호동 H점도 "예년에 비해 30%정도 매출이 준 것 같다. 손님들의 성향을 보니 섬 관광을 선호하고 예년처럼 단체로 북새통을 이루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때 우리나라 전체가 경기가 힘든 모양이다. 한결같이 취업걱정, 먹고사는 걱정이 주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통영케이블카도 작년보다 줄어
탑승객 1천만명을 돌파하며 통영관광을 주도하고 있는 통영케이블카를 이용한 고객은 얼마나 될까?

지난 7월 22일부터 시작된 휴가철 주말인 23일 6,448명, 24일 일요일에는 6,769명이 탑승했다. 본격적인 피서가 시작된 7월 28일에는 6,143명, 29일 6,745, 30일 토요일에는 10,820명이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31일 일요일에는  11,270명, 8월 1일 월요일 11,431명, 2일 10,427명이 탑승했다. 1만명을 넘긴 때는 단 4일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태풍의 내습에도 불구하고 여름 휴가기간 탑승객 1만명을 넘긴 일수는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5일간 지속됐다. 또한 지난해 8월 1일에는  12,303명이 탑승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에는 여름 휴가기간 동안 케이블카를 이용한 탑승객이 전체의 4%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전체적으로 피서객의 수가 줄어든 느낌이다. 8월 13,14,15일 연휴와 한산대첩 축제를 맞아 통영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시내에 교통이 막히지 않아서 좋다고들 하지만 정작 여름 한 철 벌어먹고 사는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경기침체로 불황을 직접 체감하게 돼 이래저래 지역경제 침체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내교통이 막히지 않은 것은 국지도 67호선 개통도 덕을 봤다.

식당가도 적정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광객 상대로만 하다 보니 바가지요금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이로인해 지역민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는 지적이다,

시민 P씨는 "통영시의 규모로 볼 때 어쩌면 적정수준의 관광객이 온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는 무한경쟁시대에 친절과 각종 서비스를 비교해 가면서 선택의 폭을 넓히는 관광객에 대한 맞춤형 고객모시기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체 경기 침체를 실감할 수 있다. 피서를 와도 알뜰 피서로 지갑을 많이 열지 않는다.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재래시장과 전 숙박업소 종사자 교육을 통해 성수기 바가지요금 근절과 친절을 강조하여 관광통영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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